Simone Cho is a Seoul-based designer who create Spatial design. Please get in touch, don't hesitate to reach out: simone.notbad@gmail.com ...For more information?

움직임 그리고 움직이는 것 들

움직임 그리고 움직이는 것들을 적어보자. 아주 커다랗게 보면 우주는 끈임없이 움직이며 팽창한다. 끝도 없이 수 많은 행성은 죽고 다시 태어난다. 모든 생명체는 우주에서 무엇이 생기고 무엇이 사라지는지 예측만 할뿐 정확히는 알수도 없다. 아니 알고 싶어서 알지 못한다. 감히 짐작도 안가는 아주 큰 움직임 속에서 나도 나름 내눈으로 가늠이 되는 수많은 상황속에서 가로로 생각하고 세로로 숨을 쉬며 위로 상상하며 끝도 없이 입체적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우주라는 큰 움직임에 아주 작은 보탬을 하고 있다. 나름 우주의 지분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 다음 조금 더 작게 봐보자. 지구도 온 종일 돈다. 공전을 하며 자전을 한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빙글빙글 돌며 움직였고 내가 더이상 존재 하지 않아도 계속 움직일꺼다. 지구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밤과 낮이라는 개념과 계절이라는 현상을 만들어 준다. 그 다음 조금 더 작게 보자. 내 주변 보이는 모든 건 움직이고 있다. 창밖에 보이는 나무도 바람에 따라 움직이고 그 나무는 온 종일 자라난다. 또 뿌리에서부터 잎사귀까지 물은 움직인다. 바다와 강 그리고 크고 작은 계곡도 끊김없이 계속 흐르고 움직인다. 그 다음 조금만 더 작게 보자. 나는 하루 종일 움직인다. 심장은 계속 뛰며, 핏줄도 계속 흐른다. 폐도 늘 움직인다. 나를 닿고 흐르는 시간도 매일 움직이며, 나의 삶도 매일이 달라 지고 움직인다.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는 움직인다. 단순히 움직이는게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를 해보니 결국, 움직임이라는건 모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큰 움직임이든 작은 움직임이든 중요 하진 않다. 작은 움직임이 곧 큰 움직임이다. 작은 움직임이 과정이라면 큰 움직임은 결과다. 과정은 결과이고 과정이 만들어 낸 작은 파동은 결과로써 큰 움직임이 된다. 내가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작은 움직임은 무엇이 있을까. 하루의 습관이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주 많았던 습관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지금은 실천하지 않지만 그래도 진하게 생각나는 습관이 하나 있다.나는 매일 나에게 하루의 과제를 주곤 했었다. 과제라고 해서 대단한 건 아니었다. 예를 들어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시절, 아파트에 거주를 했었다. 지금 6층이었고 엘리베이터는 왠지 모르게 무척 답답하게 느렸다. 출근길 급한 마음을 아주 무시하는 듯 엘레베이터는 나를 속태우는게 즐거워보였다. 60층도 아니고 고작 6층인데 왜 이리 느릿느릿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일반적인 엘레베이터와는 분명 차이가 컸다. 글을 쓰는 지금도 드는 생각도 그 엘리베이터의 움직임도 무언가 이유가 있었을까 싶었으나 결과를 보면 내가 하는 나에게 주는 과제의 큰 거름이 되었다.

나는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마치 시간제한이 있는 임무처럼 즐겨보기로 했다. 임무 방식은 이러했다. 우선 요즘은 사용하지 않지만,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늘 사용하던 유선 이어폰을 준비한다. 이어폰은 구불구불 둘둘 말려서 주머니에서 조용히 있어야한다. 하얗고 때가 잔뜩 탔어야한다. 그리고 가장 큰 조건은 (전날의 피곤함을 보여주듯) 이어폰 줄은 아주 잔뜩 꼬여 있어야한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이어폰이 준비되면 일단 임무 준비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임무의 주제는 ‘엘레베이터가 도착해서 닫힐때까지 이어폰 줄을 풀어내라!’ 중요한 디테일은 엘레베이터가 도착하여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나는 이어폰 줄을 완벽하게 풀어내고 귀에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야한다. 더불어 숨막히는 조건을 몇개 넣어보면 출근길 대중교통 시간은 간당간당한 상황이어야 하며, 엘레베이터는 나 혼자 타야한다. 임무의 보상 물론 정신적 승리 이지만, 나에게는 꽤나 큰 동기부여를 만들어주는 사소한 습관이었다. 만약 이 임무를 완벽하게 해낸다면 , 그날 하루는 무엇을 해도 해낼 수 있는 날이고 이렇게 어려운 상황도 해결 할 수 있다는 자기 최면 아닌 최면을 하곤했다. 물론 임무의 룰도 내가 만들었고 참가자도 나 혼자여서 심지어 심판도 나 여서 가끔 반칙성 임무를 종종 하곤 했다. 시간내에 끝내지 못할 정도로 이어폰이 꼬여있다면 지인 전화 찬스 같은 느낌으로 열림 버튼을 누르곤 했다. 그렇게해서라도 성공을 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일까. 간혹 좀 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살면서 소름끼치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이 찾아오면 물론 정식적으로 무척이나 힘들지만, 엘레베이터 앞에서 이어폰을 풀며 스스로에게 해낼 수 있다는 사고와 기회를 주었던 그 작은 움직임을 생각하며 무엇이든 해결을 하곤하다. 그런 생각을 곰곰이 해보면 사소한 움직임이 만드는 결과는 결국 나를 움직이게하고 내가 움직임으로 나의 삶도 움직이고 다른 변곡점을 찾고 끝없이 움직임을 만들고 나도 우주에 닿고 우주도 내가 필요한 그럼 무수한 연결고리를 만드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단순하게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 나를 지켜주는 사고를 만들어 준 거처럼 말이다. 움직임이란 무엇인가 라는 과제를 통해서 세련되고 멋진 말을 나열하고 싶었지만,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되는 이러한 사고도 생각지 못한 어떤 지점과 연결을 맺고 그것을 당겨주는 강하고 탄탄한 고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모든 움직임과 함께 사는 삶이 무척 흥미롭고 선택이 걱정이 되고 조금은 두렵지만 결국 스스로 움직여야 모든 건 만들어지고 만들어진 모든 건 또 다시 움직인다. 즐거운 마음으로 움직일것인가? 아님 그저 무표정으로 움직임을 당할 것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