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one Cho is a Seoul-based designer who create Spatial design. Please get in touch, don't hesitate to reach out: simone.notbad@gmail.com ...For more information?

담배

고된 하루였다. 날씨도 습하고 머리가 욱신거린다. 딱딱한 담뱃갑을 급하게 뜯는다. 20개비 중에 맘에 드는 걸 하나 꺼내 든다. 기름도 얼마 없는 라이터 불을 붙인다. 왠지 더워 보이는 연기를 힘차게 들이마신다. 마음이 들락 탈락 눈앞에서 움직인다. 행위 자체에서 오는 안정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쾌쾌한 찌든 내 가 머리랑 검지와 중지 내 입안에 고스란히 남아 조금은 불쾌하지만, 그 불쾌함이 가져다주는 속 시원함이 있다. '길티 플레져 (Guilty Pleasure)' 같은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삶에서도 어쩌면 불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 있는 거처럼 누군가에겐 꽤 불쾌한 행위이지만 누군가에겐 또 그만큼 필요한 게 없다. 그저 스스로 상대적인 거라고 합리화를 하는 거 같지만. 태우고 버리고 마시고 내뱉고 이렇게 저렇게 늘 이해가 안 되지만 늘 이해되는 그런 것들이 중요한 순간들이 있다. 넌 별로지만 난 좋은 그런 것들. 그래, 나 고집불통 욕심쟁이다. 그래도 금연은 해야하는데.. 큰일이야.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