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까웠다. 너무. 싫어졌다. 후회 안 하지만, 조금 후회가 됐었다.
윽. 하고 신물이 올라오는 느낌.
참고 참다 한대 태우러 나왔는데 라이터가 없는 느낌. 음식 하려고 장보고 들어왔는데 제일 중요한 재료 없는 느낌.
좋아하는 책 빌려줬는데 잃어버렸다는 얘기 들을 때 느낌. 당혹스럽고 당황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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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살갑게 가까운 내 것들 잘 멕이고 잘 챙기고 우아하지도 고급스럽지도 쿨하지도 할 줄 모른다.
다소 거칠고 직설적이고 소박하고 감정대로 뜨겁게.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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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특히나 습기 조심. 집도 화장실도 곰팡이가 잔뜩 날지도 모른다.
아 참! 머리도 조심. 너무 과습한 마음으로 지내면 생각도 곰팡이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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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렁일렁 울렁울렁 요새 마음. 좋고 나쁘다. 기쁘고 슬프다. 근데 그게 그냥 그래서 안정적이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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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고 잠을 안 자도 안 졸리고
피곤해도 건강하고 더워도 즐겁고
이번 여름은 그렇게 살고있다.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