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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조각 : 한 물건에서 따로 떼어 내거나 떨어져 나온 작은 부분 새벽 내내 적막이 가득했던 현장은 이른 아침 소란스러운 목소리들로 가득 차면서 시작 된다. 다양한 작업자들의 목소리와 작업 흔적들이 현장을 비우며 채워나간다. 여기저기서 튀는 용접 불꽃, 잘려 나간 파이프 조각, 묶여있는 전기선, 굴러 다니는 부속들을 한참을 바라본다. 쉴 틈도 없이 하루가 끝나고 현장에는 다시 적막만 가득하다. 내 발 밑으로 작은 조각들이 무수히 많이 널브러져 있다. 누군가에게는 버려지는 부속 혹은 쓸모를 상실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것들에는 의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 아름다움을 붙잡아 두고 싶었다. 사진으로 담고 기록을 하였지만, 결국은 손안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발밑의 조각들을 줍기 시작했다. 소중한 이삭을 줍듯, 강물 속 사금을 줍듯. 귀중한 무언가를 수집하는 마음으로 현장의 바닥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조각을 주었다. 조금이라도 그 아름다움을 가까이 두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은 그곳에서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시 돌려 보내기로 했다. 2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