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one Cho is a Seoul-based designer who create Spatial design. Please get in touch, don't hesitate to reach out: simone.notbad@gmail.com ...For more information?

에피소드와 서스펜스 그 사이 1

A. 걷다가 야외 자리가 있는 여기서 잠깐 쉬기로 했다. 가방을 툭 내려놓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뭐 마실래? 따뜻한거? 나는 차가운 거 마실래 그래 내가 주문하고 올게. 주문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분명 오늘은 평일인데 이렇게 공원에 사람이 많다니 주문을하고 자리로 돌아와 그늘에서 머리를 식혔다. 커피가 나왔다. 목이 마른 탓에 급하게 목을 넘겼다. 잠시. 편하게 몸을 풀었다. 시선도 조금 넓게 보았다. 넓은 공원 큰 광장에 있는 커피숍이다. 앞자리에 조금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분이 앉아 있었다. 쿠키와 따뜻한 커피가 책상위에 올려져있고 재털이에는 담배가 타 들어가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전화를 다급하게 하고 무언가 손짓 몸짓 끄덕임이 보였다. 그녀가 어떤 내용에 전화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눈에 그녀의 쿠키를 탐내는 작은 참새 강도단이 보였다. 그들은 테이블 아래에서 작전을 짜고 있었다. 자네가 의자로 올라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오게 그리고 자네는 그녀의 시선을 반대로 돌리는 날개짓을 하고 그럼 내가 우리의 목표물인 쿠키를 어떻게든 바닥으로 떨어트리도록 하겠네 하는 듯한 지저귐을 하며 총총 총총총 총총..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자로 한마리가 툭 그리고 테이블로 한마리가 툭 그리고 다른 한마리는 저 멀리 날아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행동을 하였다. 앞 테이블에 그녀는 손으로 참새들을 쫒기 위해 전화기를 든 왼손은 머리에 고정을하고 오른손을 허공에 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참새 세마리가 테이블 위에 올라섰다. 벌새 처럼 공중에서 잠시 머뭇 하던 참새들은 쿠키를 대범하게 쪼으며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거리며 움직였다. 잠시 다른곳을 보던 그녀는 테이블위에 본인의 쿠키가 무차별 난도질을 당하는 걸 보자 괴상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지르며 의자와 함께 옆으로 넘어졌다. 나도 그 소리에 무척 놀랐지만, 그녀의 요란한 매니큐어와 가방이 더 무섭고 놀라웠다. B. 4시가 되었다. 미술관에 있던 사람들이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나도 꼭 사고 싶었던 도록을 구매하러 미술관 옆 상점으로갔다. 도록과 여러가지 상품을 보니 멈출 수 없는 구매욕이 올라왔고 두손 가득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주머니를 뒤적뒤적하니 신용카드 한장과 현금 조금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구매하려는 비용과 가지고 있는 현금에 금액이 정확하게 딱 떨어져서 기분 좋은 쾌감으로 현금 결제를 하고 배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항구로 향했다. 항구에 도착해서 오늘 이섬에서 나가는 마지막 배가 들어와 있었고 그 배를 바라보며 매표소로 마치 공중으로 붕 뜨는 듯한 느낌으로 내달려서 갔다. 작고 오래된 매표소였다. 매표소 주인은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표를 한 장 달라고 말하며 카드를 내밀었다. 카드는 불가합니다. 현금으로 주세요. 현금으로 주세요. 현금으로..주세요..현금이 없다. 나는 현금이 없었다. 현금을 인출 할 수 있는 기계 따위가 없는 오래 된 섬이었다. 편의점도 없는 섬. 한국도 아닌 섬. 오늘의 마지막 배였다. 한국인도 전혀 없는 섬. 마지막 배는 떠나기 10분전이었다. 숙소는 섬에서 30분 떨어진 건너편 본토였다. 어떻게든 나가야 했다. 숙소를 찾기도 어려웠고 숙소가 없다면 정말 그냥 노숙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핸드폰 배터리도 20% 정도였다. 긴박했다. 번역기를 켜서 글을 적었다. 죄송합니다. 저는 한국인 입니다. 제가 현금이 없어서 배 표를 못 사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시면 본토에 도착하여 숙소에서 현금을 꺼내서 드리겠습니다. 부탁합니다. 라는 말을 번역해서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결과는 거절 그리고 또 거절. 마음이 급해졌다. 도저히 이건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생각으로 항구 옆 흡연 구역으로 잠깐 가보니 젊음 커플들이 모여있었다. 마지막이다 생각을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번역 된 문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내 명함을 내밀며 부탁을 했다. 그 중 한 남자분이 웃으며 장난스럽게 본인은 부자여서 그냥 줄 수 있다며 배 표값을 주었다. 너무나 놀라웠고 안도감과 고마움이 밀려오며 다리에 힘이 주욱 빠졌다. 본토에 돌아가 갚겠다고 하니 됐다고 이야기했다. 언젠가 한국을 놀러가면 그때 보자고 했지만, 1년이 조금 넘게 지난 지금도 연락은 없다. 그날 돌아가던 배안에서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고 만약 배를 타지 못했다면 나는 그곳에서 어떻게 무엇을하며 새까만 밤을 보냈을까. C. 횡단보도 앞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다. 오른쪽엔 동네 주변을 돌아다닌 연두색 버스가 정차하고 있었다. 빨간 정지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나는 서서히 출발했다. 아주 서서히. 버스도 같이 출발을 했다. 스스스슥 쿵. 아주 서서히 출발을 하였고 버스와 내 차사이로 오토바이가 비집고 들어오다 차 앞쪽과 오토바이 앞 바퀴 부분이 충돌을 하였다. 오토바이 주인은 나에게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본인은 정차하고 있었는데 내가 출발을 하며 박았다고 한다. 나의 과실이 더 크다고 하셨다. 나는 당황한 목소리로 진로방해 였고 분명 출발하는 순간에는 안 보이셨다고 이야기를 했다. 보험을 부르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러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크게 어떠한 반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순간 차의 상태를 보니 가벼운 스크래치 정도였고 오토바이도 그냥 흔적정도. 일정이 바빠 시간이 없었다. 나도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그냥 보험 부르시지 말고 각자 처리 하시죠 라고 . 알겠다고 그러자고 하시더니 주섬 주섬 떠날 채비를 했다. 마지막으로 기사님 다음부터는 사이로 들어와서 이렇게 비집고 들어오시면 안돼요. 출발 하는 타이밍에 그렇게 들어오시면 크게 사고 날 수 도 있자나요 라고 하니 알겠어요 미안해요 라고 하며 급하게 떠나셨다. 분명 나의 과실이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말이다. 스튜디오로 돌아와 녹화 된 블랙박스를 보니 여지없이 나는 천천히 출발 하였고 갑작스럽게 끼어든 오토바이가 보였다. 일단 잘못을 따지기 전 우기는게 중요 한건가
 D. 핸드폰 꺼졌다. 약속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 어딘지 알 수 없는 동네로 가고 있었다. 내려야 하는 정류장이 방송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밖은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휴대폰 충전기도 없었던 터라 약속 시간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 싶었다. 정류장에 도착하였고 비를 잔뜩 맞으며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도 없이 많은 카페는 왜 이런 순간 하나도 보이지 않고 편의점도 보이지 않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 정처없이 걸었다. 신발도 가방도 다 젖었다. 겨우 찾은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고 핸드폰을 충전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나섰다. 멀리 조용히 운영하고 있는 요상한 카페를 하나 발견을 하였고 커피를 시켰다. 자리에 앉았고 잠시 숨을 돌리고 젖은 몸뚱이를 정비를 하고 카운터로 다가가 핸드폰이 충전이 되는지 물었다. E.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기위해 모였다. 술을 먹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였다. 그들은 나를 축하해주기 위해 모였다. 너무나 오랜만에 만난 자리였다. 반갑게 한병 두병 세병. 소주병으로 만리장성까지는 아니고 행주산성 정도가 테이블 위로 세워지고 있었다. 그만 마시고 싶었다. 어떻게 이상황을 탈출 할 수 있을까. 그들의 반가움과 자리함이 너무 좋았지만, 집으로 가고 싶었다. 당장 속을 게워내고 싶었다. 술잔을 든다. 술을 받았다. 그대로 내려놓는다. 두어번 그렇게 했다. 바로 맞은편 앉아있는 지인이 나를 처다본다. 왜 안마시냐는 눈치다. 눈으로 이야기했다. 나 속이 안좋아. 그만 가자. 하니 고개를 절레 절레 한다. 화장실을 다녀오겠다 했다. 화장실을 가면서 카운터로 갔다. 계산을 했다. 그리고 저 테이블에 이제 술을 그만 가져다 주라고 이야기했다. 화장실을 가니 벌겋게 올라온 얼굴과 빙글빙글 도는 내모습.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서서 이야기를 했다. 얼른 앉으라고 이야기를 한다. 전화가 온 척 일어났다. 
 23.10